해외 멸종위기 동식물

마운틴 고릴라(Mountain Gorilla), 안개 속 생명을 지키는 마지막 전사

에스니즈람 2025. 10. 12. 21:45

마운틴 고릴라(Mountain Gorilla)는 아프리카의 안개 낀 고산지대에 서식하는 희귀 영장류로, 현재 지구상에 약 1000마리만 남아 있습니다. 이들의 생태, 멸종 위기 원인, 국제적 보호 노력, 그리고 인간과의 공존 방안을 함께 살펴봅니다.


 

마운틴 고릴라의 생태와 특징

마운틴 고릴라(Gorilla beringei beringei)는 세계에서 가장 크고 강력한 영장류 중 하나이지만, 그 성격은 매우 온순하고 가족 중심적입니다. 이들은 우간다, 르완다, 콩고민주공화국의 비룽가 산맥(Virunga Mountains)과 부윈디 열대우림 국립공원의 해발 2,200~4,000m 고지대에 서식합니다.

두꺼운 체모와 단단한 근육은 혹독한 산악 기후에 적응하기 위한 결과입니다. 평균 몸무게는 수컷이 약 180kg, 암컷은 약 100kg에 이르며, 수컷의 등에는 은빛 털이 나 있어 ‘실버백(Silverback)’이라는 별칭으로 불립니다. 실버백은 가족 무리를 이끄는 리더로, 위협이 닥치면 온몸으로 가족을 보호합니다.

이들은 주로 대나무, 나뭇잎, 과일 등을 섭취하며 하루 대부분을 식사와 휴식에 보냅니다.
놀랍게도 마운틴 고릴라는 육식을 거의 하지 않으며, 그들의 사회는 공격보다는 협력과 평화로 유지됩니다. 인간의 시선에서는 야생의 거인처럼 보이지만, 사실상 자연 속에서 가장 평화로운 존재 중 하나입니다.


멸종 위기의 원인

현재 마운틴 고릴라는 IUCN(세계자연보전연맹)에 의해 심각한 멸종위기종(Critically Endangered)으로 분류되어 있습니다.
그 이유는 단순히 개체 수가 적기 때문이 아니라, 그들의 서식지 자체가 빠르게 사라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1. 밀렵(Illegal Poaching)
    – 일부 지역에서는 고릴라를 고기나 장식품, 심지어 전통 의학용으로 밀렵하는 일이 여전히 발생합니다.
    – 새끼 고릴라를 잡기 위해 어미를 죽이는 경우도 있으며, 이는 한 무리 전체의 균형을 무너뜨립니다.
  2. 서식지 파괴(Habitat Destruction)
    – 농경지 확장과 벌목으로 인해 고산지대의 숲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습니다.
    – 전쟁과 내전으로 보호구역 관리가 중단되면서 산림 훼손이 가속화되었습니다.
  3. 질병 감염(Disease Transmission)
    – 인간 관광객이나 연구자에게서 옮겨온 바이러스(특히 호흡기 질환)가 고릴라 집단에 큰 피해를 줍니다.
    – 코로나19 이후 이 문제는 더 심각하게 다뤄지고 있습니다.

현재 전 세계에 남아 있는 마운틴 고릴라의 수는 약 1,000마리 내외로, 이 숫자는 인류의 보호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위태로운 수준입니다.

마운틴고릴라 사진
수컷은 몸길이 161~171cm, 배 둘레 138~163cm, 팔 길이 2~2.7m, 체중 120~191kg이다. 암컷은 훨씬 작아서 체중이 70~98kg 정도다.  서부로랜드고릴라 에 비해 정수리가 솟아 있고 콧구멍이 크며 털이 고릴라들 중 가장 길다. 팔은 근육질로서 길고 다리는 짧다. 털은 다른 종에 비해서 상당히 긴 편이라 추운 곳에서도 버틸 수 있으며 색깔은 검은빛을 띄는데, 수컷은 다 자라면 등과 허리 부분의 털이 잿빛으로 변한다. 특이하게 대부분의 개체들의 치아가 검은색인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는 이들이 자주 먹는 식물들에 함유된  탄닌 에 의해서 치아가 물든 것이다. 중앙아프리카 의 해발 2,200~4,300m에 위치한 운무림(cloud forest), 대나무숲에 서식한다. 고릴라가 모두 그렇듯 성격은 온순한 편이며, 실버백 고릴라들 사이의 영역 다툼이나 표범 같은 천적이 무리를 위협하는 경우가 아니고서야 송곳니를 드러낼 정도로 위협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봐도된다. 나이 든 수컷을 중심으로 5~30마리가 매우 질서있는 고도의 사회생활을 한다. 자기들끼리는 매우 다양한 몸짓과 음성으로 의사소통을 한다. 특이하게도 대다수의 개체들이 카멜레온 등의 특정 파충류와 애벌레, 물에 대한  혐오증 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주로 초식을 하며, 식단의 대부분은 142종의 식물의 잎, 새싹, 줄기(85.8%) 등으로 체운다. 또한 나무껍질(6.9%), 뿌리(3.3%), 꽃(2.3%), 과일(1.7%), 무척추동물(0.1%)도 먹는다. 성체 수컷은 하루 평균 18.8kg의 먹이를 먹고, 암컷은 14.9kg의 먹이를 먹는다. -나무위에서 사진 및 인용-

국제사회의 보호 노력

마운틴 고릴라는 오랜 시간 국제사회가 지켜온 ‘희망의 상징’입니다.
1970년대부터 고릴라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졌으며, 그 중심에는 다이앤 포시(Dian Fossey)라는 과학자의 헌신이 있었습니다. 그녀는 르완다의 비룽가 산맥에서 수십 년간 고릴라를 연구하고 밀렵꾼과 싸우며, 보호의 중요성을 전 세계에 알렸습니다.

현재 다음과 같은 국제적 보호 활동이 진행 중입니다.

  • WWF(세계자연기금): 고릴라 보호구역 확장, 밀렵 단속, 생태관광 프로그램 운영
  • 르완다 정부: ‘고릴라 이름 짓기 축제(Kwita Izina)’를 통해 지역사회에 보호 의식을 확산
  • 생태관광(Ecotourism): 관광객 수를 제한하고, 입장료의 일부를 지역 주민에게 돌려주는 구조를 마련하여 지속 가능한 생태경제를 구축

이러한 노력 덕분에 1980년대 250마리 수준이던 마운틴 고릴라 개체 수가 현재는 약 1,000마리까지 회복되었습니다.
이는 국제적 협력과 지역 주민 참여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성공 사례입니다.


인간과 공존을 위한 길

마운틴 고릴라 보호는 단순한 ‘동물 보존’의 문제가 아닙니다.
그것은 인류가 자연과 어떻게 공존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기도 합니다.

고릴라가 사는 숲은 수많은 동식물의 보금자리이며, 지구의 탄소를 흡수해 기후 변화를 완화하는 중요한 생태적 자산입니다.
즉, 고릴라를 지키는 일은 곧 인류의 미래를 지키는 일입니다.

인간은 이제 ‘관찰자’에서 ‘공존자’로 역할을 바꾸어야 합니다.
생태관광에 참여할 때는 거리 규칙을 지키고, 보호 기금에 후원하며, 소비 습관을 바꾸는 작은 실천이 필요합니다.

언젠가 르완다의 안개 낀 산속에서 은빛 털을 가진 실버백이 가족과 함께 평화롭게 식사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면, 그것은 단지 ‘한 종의 생존’이 아니라 지구 생태계의 균형이 회복된 증거일 것입니다.


마운틴 고릴라의 울음소리가 사라지지 않기를

마운틴 고릴라의 이야기는 ‘멸종 위기’ 속에서도 희망이 존재함을 보여줍니다.
그들의 생존은 인간의 무관심이 아니라 연대와 보호의 의지에 달려 있습니다.
우리가 지금 행동한다면, 안개 속 고릴라의 울음소리가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